나도 있고 다른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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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久遠) 3


한용운



내가 없으면

다른 것이 없다.

마찬가지로 다른 것이 없으면

나도 없다.

나와 다른 것을 알게 되는 것은

나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니다.

그러나 나도 없고 다른 것도 없으면

나와 다른 것을 아는 것도 없다.

나는 다른 것의 모음이요

다른 것은 나의 흩어짐이다.


나와 다른 것을 아는 것은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렸다.

갈꽃 위의 달빛이요

달 아래의 갈꽃이다.




현실적인 문제들로 머릿 속이 꽉 들어차서 무엇을 좀 끄집어 내어 공간을 만들어내야 하나 하고 어려움을 느낄 때

의도적인 사색(思索)이라도 하여 머릿 속을 스트레칭이라도 하면서 안 쓰던 생각의 영역들을 건드려본다.

내겐 이것이 오히려 휴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