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격 : 요즘 자주 떠올리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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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격


안도현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 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 시집『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모자라지 않은 적당한 만큼의 간격.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간격'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생각한다.

나는 그것을 보통 '경계'라고 표현한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경계

꼭 사람과 사람이 아니어도..

'나'와 '세상'과의 경계라고 할까.

친구, 연인, 부부, 부모와 자녀......나와 타인과의 사이.

나와 세상, 나와 자연과의 사이.


그것은 내 앞에 있는 어떤 대상은- 그것이 사람이건 동물이건 자연이건-

 '나'와는 분명한 '경계'가 있고 그 대상과 '나' 사이에는 적절한 '간격'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 '간격'을 지키는 일은 어렵지만 중요하다는 것.


삶에서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가치관들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그것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나는 이 '경계'와 '간격'에 관한 생각을 이야기할 것이다.


가을이다.

더위가 물러가니 이런저런 생각과 고민, 하고 싶은 일들이 떠오른다.

여행도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