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 내 마음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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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좋아하게 된 것은 이맘때부터인 것 같다.


백석 시인의 '고향'이라는 시는 학창시절 한의사가 되면 좋겠다는 꿈을 꾸게 했던 시다.

지금에 와서 보면 꼭 한의사가 아니어도 되겠지.

'고향'이라 말할 수 있는 곳을 오래 떠나와있거나 아예 '고향'이라는 존재가 마음에 없기도 한 우리들에게 

따뜻함과 위안이 되어 주는 공간과 사람.


우리에겐 '의원'이 있는가?


유난히 추운 아침.

백석 시인의 '고향'이라는 시가 문득 생각이 난다.



고향


백석 



나는 북관에 혼자 앓아누워서

어느 아침 의원을 뵈이었다.

의원은 여래 같은 상을 하고 관공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짚더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평안도 정주라는 곳이라 한즉

그러면 아무개씨 고향이란다

그러면 아무개씰 아느냐 한즉

의원은 빙긋이 웃음을 띠고

막역지간이라며 수염을 쓴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

의원은 또다시 팔을 잡아 맥을 보는데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