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말하고 쓰고 하는 그 언어인데
시인은 그와 똑같은 언어들을 가지고
얼마나 오랜 시간 많은 이들에게
위안을 주고 용기를 주고 기쁨을 주고 또
활기로운 영감을 주는지.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음식을 골라먹듯 시를 골라 먹어본다.
이 보물 같은 시들에
나는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다.
간(肝)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우에
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려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던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沈澱)하는 프로메테우스.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48)
시인은 그와 똑같은 언어들을 가지고
얼마나 오랜 시간 많은 이들에게
위안을 주고 용기를 주고 기쁨을 주고 또
활기로운 영감을 주는지.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음식을 골라먹듯 시를 골라 먹어본다.
이 보물 같은 시들에
나는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다.
간(肝)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우에
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려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던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沈澱)하는 프로메테우스.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