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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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


김수영


언제부터인지 잠을 빨리 자는 습관이 생겼다

밤거리를 방황할 필요가 없고

착잡한 머리에 책을 집어들 필요가 없고

마지막으로 몽상을 거듭하기도 피곤해진 밤에는

시골에 사는 나는―

달 밝은 밤을

언제부터인지 잠을 빨리 자는 습관이 생겼다


이제 꿈을 다시 꿀 필요가 없게 되었나 보다

나는 커단 서른아홉 살의 중턱에 서서

서슴지 않고 꿈을 버린다


피로를 알게 되는 것은 과연 슬픈 일이다

밤이여 밤이여 피로한 밤이여



출처 : 김수영 <김수영 전집1>. 민음사(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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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중.


다시 "생활"하려면 잘 쉬고 재충전을 해야하지.와

나는 잠 안 잘래. 피로를 모른 채. 

두 개의 마음이 자꾸 싸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