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화음밖의음 _ 베이커리 밀집과 함께

Roas****
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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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이야기


기록 1

슈톨렌의 계절이 다가오며 좋아하는 빵집에서 반갑고 기쁜 제안을 주셨습니다. 슈톨렌과 송도커피를 한 데 엮어보면 어떨까 하는 제안이었습니다. 대답하는 데에는 조금의 시간도 들지 않았습니다. 고민은 단지, 어떤 커피를 만들어야 좋을지 그뿐이었습니다. 커피를 구상하며 떠올렸던 생각은, 시간으로 빚어 낸 밀집 슈톨렌이 더 빛나도록 조연하고 싶다는 것. 작년에 먹은 다양한 슈톨렌들을 떠올리며 어떤 커피여야 꽤 괜찮은 조연이 될 수 있을까 상상했습니다. 


그러다 엊그제 밀집 첫 슈톨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올해 슈톨렌에 대해 들려주신 이야기 중, 이번 슈톨렌에 마지팬이 빠진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밀집 또한 올해 슈톨렌 만드는 과정에서 송도 커피를 생각하고 배려하려 하셨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커피를 만들며 밀집의 꽤 괜찮은 조연이 되고 싶어 고민했던 것처럼. '아, 친구가 생겼구나.' 올해 그렇게 새로운 친구가 생겼고, 밀집 슈톨렌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송도커피 드립백과 함께! 


올해 처음 맛본 밀집 슈톨렌에서 주요하게 받은 인상은 담백함이었습니다. 담백한 베이스 위로 갖가지 재료들이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는 듯했습니다. 우리가 만약 여기에 커피를 더한다면 그건, 이미 아름다운 화음 위에 화음 밖의 음이 되어 조그만 장식이면 좋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베이커리 밀집과 함께하는, 송도커피 ''화음 밖의 음'  

에티오피아, 케냐, 과테말라, 콜롬비아를 사용하여 만듭니다. 


 


기록 2


라이트 로스트 커피와 곁들였을 땐 맛과 맛 사이에 유대가 결여된 듯했습니다. 미디엄 다크 로스트로 곁들였을 땐 전보다 나았지만 커피 향미가 힘이 넘쳐, 슈톨렌이 가진 향미들을 말끔히도 지워내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얼뜻 생각하면 커피가 깔끔하게 마무리해주어 좋다싶지만 그보다는, 그 둘이 작은 연결 고리로 이어져 새로운 색채, 세계를 그려냈으면 했습니다. 여운이 아쉬던 것 같아요. 


둘 사이 간격을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으로 잇기 위해, 입에서 느껴지는 당도 변화나 특히 산도에서 잔잔한 정도의 변화만 허용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이유와 과정을 거쳐 <화음 밖의 음>은 미디엄 정도로 로스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재료는 에티오피아, 케냐, 콜롬비아, 과테말라 커피입니다. 처음엔 내추럴 한 가지가 들어갔지만 결국 네 종류 커피 모두 워시드 커피가 선택됐어요. 워시드 가공 커피를 처음부터 일부러 고른건 아니고 맛을 보며 조정하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