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이 되었던 농장 : 콜롬비아 쿠마랄 Colombia Cumaral

Roas****
2019-04-28
관심받은 수 4090


Andres Londoño Montoya 씨를 처음 본 것은 2018 컵 오브 엑설런스 대회 시상식에서였다. 심사관들과 농부들이 함께 자리할 수 있도록 테이블 좌석을 배치했는데 옆자리에 앉은 농부가 Andres Londoño Montoya 씨였다. 사실 이미 작년에 컵 오브 엑설런스 대회 콜롬비아 1위 커피를 커핑하고 그 커피에 반했었기에 농장주의 얼굴을 알고 있었는데 이번 시상식에서도 그는 내가 본 사진에서와 같은 위 아래 청 옷을 입었기에 -안드레스 씨는 청 패션을 즐겨하는 것이 틀림없다-나는 그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안드레스 씨는 자신을 소개하면서 작년 1위를 수상한 자신의 커피 품종이 버번이라고 소개하기에 내가 버번이 아니라 게이샤, 버번이 아니냐고 했더니 나의 기억력에 감탄을 해 준 것이 간단히 아이스 브레이크 작용을 해 주어 자연스럽게 그의 농장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마침 다음 날 그 농장에 방문할 일정이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고 안드레스 씨도 자신의 농장에 대해 대단히 자부심을 갖고서 나에게 자신의 농장 이곳 저곳의 사진을 보여 주며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참고로 이번에 그의 커피는 지난 해처럼 1위를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총 3개의 랏에 대해 상을 받았다.


 

Cumaral 농장은 콜롬비아 Montenegro, Quindio 지역에 있는 농장으로 농장주  Andres Londoño Montoya 씨는 이 농장에서 생산한 게샤 품종과 버번 품종으로 2018년 컵 오브 엑설런스 대회에서 1위라는 영광을 획득했다. 워시드 가공의 커피였고 이 커피가 받은 스코어는 91.35점이었다.


▲ 영상은 Cumaral 농장 가는 길.


이 농장을 방문하게 된 것은 나에게 완벽한 휴식이 되었고 나는 이 곳에서 경험한 깊은 들숨과 날숨을 오래 기억하게 될 것이다. 

하늘도 바람도 햇살도, 그리고 피로를 느끼고 있던 내 컨디션까지, 마치 모든 것이 준비된 것처럼 완벽했다.



1932년에 처음  커피 생산을 시작한 이래, 1987년에 이곳 Caicedonia, Valle del Cauca에 새로이 자리 잡은 이 농장은 해발 1500m ~2000m의 숲으로 2004년에 처음으로 레인 포레스트 인증을 받았다. 농장주  Andres Londoño Montoya 씨는 농장의 50%의 면적을 이 숲에 오래 전부터 살아온 야생동물, 새들을 위해 보존하고 있었다. 수백 년 그 자리에 있었던 나무들로 가득한 그 숲은 마치 내가 생태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무엇보다 농장주 안드레스 씨의 특별하고도 마음이 담긴 환대가 다른 모든 것을 완벽하게 느끼게 했을 것이다. 안드레스 씨는 품종별로 나뉘어 있는 커피 농장을 직접 보여주고 설명을 해 준 후 우리를 그 숲으로 안내했다. 숲으로 들어가기 전 그는 우리에게 휴대전화도 카메라도 신경쓰지 말고 어떤 대화도 잠깐 멈추고 그 숲이 내는 작은 소리와 향기를 느껴 보라고 권했다. 숲속 길은 무척 습했고 땅은 미끄러운 진흙과 같아서 발을 잘못 디디면 미끄러 떨어질 것 같아 한발 한발 조심스러웠다. 또 전형적인 운동 부족 현상으로 잔뜩 저하된 내 체력은 그 가벼운 트레킹도 숨이 차게 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 숲의 초록이 어떤 색감들이었는지, 땅을 밟을 때의 느낌은 어떠했는지, 고요함의 깊이는 어떠했으며 고요함을 뚫고 나온 잔잔하지만 다채로운 새들의 소리가 얼마나 좋은 기분이 들게 했는지, 그리고 알 수 없는 벌레 소리들...... .


숲을 다녀오니 아름답게 차려진 테이블에는 내가 흔히 볼 수 없었던 과일들과 그 농장에서 수확한 게이샤 커피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그 과일들을 하나도 빼 놓지 않고 다 맛보았고 그것을 오래 기억하려고 감각을 집중했다. 물론 커피도.



농장 방문 후에 이 농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커피 품종 6가지를 커핑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중 게이샤 품종 생두는 한국에서 테이스팅을 해 보려고 조금 가져 왔다. 바쁜 일정이 끝나고 곧 맛볼 수 있기를.


글. Susan.